검색
국회,법제처,감사원

文검찰총장 "검사의 경찰 수사지휘권 반드시 필요"

국회 사개특위, 대검찰청 업무보고… 검찰총장, 50년만에 국회 직접 출석
"특별수사 기능 서울중앙·대전·대구·부산·광주 5대 지검에만… 직접수사 축소"

141119.jpg


검찰이 특수부 등 인지부서의 조직·인력 조정을 통해 직접수사 기능을 축소하는 대신 권한 분산을 위해 고등검찰청이 위치한 전국 5대 지검(서울중앙·대전·대구·부산·광주지검)에만 특별수사 기능을 두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경찰에 대한 검찰의 수사지휘권은 국민의 인권 보호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문무일(57·사법연수원 18기) 검찰총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제3회의장에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위원장 정성호) 대검찰청 업무보고에 출석해 "대형 부정부패 사건이나 다수 국민이 피해를 입은 사건처럼 고도의 수사능력과 정밀한 법률지식,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사건에 대해서는 검사의 직접수사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직 검찰총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한 것은 과거 고(故) 신직수 총장 이후 50년 만이다. 신 전 총장은 1965~68년 4차례는 국회 표결로, 5차례는 자진출석 형식으로 국회에 나와 '한국비료 사건' 등 현안에 대해 보고했었다.

 

2004년 2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열었던 불법대선자금 의혹 등에 대한 진상조사 청문회 당시 송광수(68·3기) 전 검찰총장이 증인으로 출석했었지만, 당시 청문회는 서초동 대검찰청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문 총장은 "검찰 권한이 비대하고,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공정성을 지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깊이 자성하고 있다"면서 "반드시 필요한 분야가 아니라면 검찰에서 직접 수사하지 않는 등 검찰 권한을 분산하는 방안과 수사절차의 투명화, 국민 참여 확대, 법원 심사 강화 등을 통해 검찰 권한을 통제하는 방안을 검토·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수사 개편, 직접수사 축소와 관련해서는 "검찰의 주요 역량을 국가사법경찰에 대한 사법통제(수사지휘)와 기소 여부 판단에 집중하겠다"면서 전국 5대 지검 중심으로 특별수사를 집중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대신 다른 지역의 경우 반드시 필요한 범죄 수사에 한해 상급 검찰청의 승인을 받아 수사하고, 이외에는 사법경찰에 범죄정보를 이첩한다는 방침이다.

문 총장은 또 "조폭·마약범죄와 같은 강력범죄에 대한 직접수사 기능은 법무부 산하 마약청 등 미국 마약수사국(DEA)와 같은 별도의 수사기관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1990년대 '범죄와의 전쟁' 이후 확대돼 온 검찰 직접수사 기능을 이전 수준으로 축소하되, 전문성·공정성·국제협력 필요성을 감안하면 별도의 수사조직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그는 검찰권의 분산을 위해 현재 고소사건과 일부 공무원 독직 고발사건에 대해 허용되는 재정신청을 모든 고소·고발사건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다만 남고발 폐해가 우려되는 점을 감안해 검찰은 △고발인 중 재정신청권자는 '피해자 등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고발인'으로 한정하고 △공무원 직무 관련 범죄의 경우 이해관계 없는 고발인도 재정신청이 가능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특히 법원이 재정신청을 받아들여 기소가 결정된 사건의 공소유지는 검사가 아닌 공소유지변호사가 담당하는 방안과 함께 중대 부패범죄 등에 대해서는 유죄의 증거가 충분할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무적으로 기소하도록 하는 독일식 '기소법정주의' 도입을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문 총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해 '수사의 적법성'을 강조하면서 자치경찰제 도입을 전제로 △자치경찰에 대해서는 검사의 사법통제(수사지휘권)를 최소한으로 줄이되 △국가사법경찰에 대해서는 국민의 인권 보호를 위해 현행대로 검사의 사법통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검사의 수사지휘 제도는 OECD 35개국 중 영미법계 국가를 제외한 28개국의 법률에 명시된 일반적·보편적인 사법통제 제도"라며 "검사의 사법통제가 폐지되면 경찰 수사과정의 인권침해나 수사 오류 등을 바로잡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경찰이 수사 뿐만 아니라 정보·치안·경비 등을 독점하는 상황에서 수사권 남용으로 인권이 침해될 위험성도 커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부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경찰이 수사한 사건은 모두 검찰로 송치하고 법률전문가인 검사가 기소 여부에 대한 법률적 판단을 내린 뒤 사건을 종결하는 현행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사를 종결하는 것은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법률적 판단 문제인데,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것은 소추기관이 아닌 경찰에 '소추결정권'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영장청구권을 검사에게만 부여하고 있는 현행 헌법에 대해서는 "검사의 영장심사 제도는 기본권 보호를 위한 국민의 헌법적 결단이므로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총장은 "검사의 영장심사는 사법경찰의 강제수사로부터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이중안전장치' 기능을 하고 있다"면서 "경찰 이외에 국가정보원이나 행정부처, 지방자치단체 등 특별사법경찰 2만여 명까지 독자적인 영장청구권을 갖고 경쟁적인 강제수사에 나설 경우 국민의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총장은 문재인정부와 여당이 검찰개혁의 핵심 방안으로 추진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과 관련해 "공수처 논의가 본격화된 것에 대해 검찰 수장으로서 송구스럽다. 국회 논의 결과를 국민의 뜻으로 알고 존중하겠다"면서도 "3권 분립 등 헌법 정신에 비춰볼 때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침익적 행정작용을 담당하는 공수처는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 소속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공수처 수사대상에 대해 기존 수사기관의 수사를 배제할 경우 고위공직자 부패수사의 공백이 우려된다"며 "기존 수사기관의 부패수사가 위축되지 않도록 병존적으로 수사권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전관예우 비리 문제와 관련해 "법조비리를 수사하는 별도 기관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내놨다.


한편 여야는 이날 본격적인 회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검찰이 '강원랜드 채용청탁 비리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로 수사 중인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의 사개특위 위원 자격 문제를 놓고 거센 공방을 벌이다 20여 분간 정회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카카오톡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