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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자 아버지의 분노는 '무죄'… 美 법정폭력 기소 않기로

법정폭행을 엄벌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 법정에서 피고인을 폭행한 피해자의 아버지를 불기소 처분한 이례적인 결정이 나왔다. 


상습 성폭행·성추행 혐의로 기소돼 현재까지 합계 최장 235년형을 선고 받은 미국 체조대표팀 전 주치의 래리 나사르(54)에 대한 공판에서 피해여성의 아버지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나사르를 향해 돌진했다가 체포된 뒤 불기소 처분됐다고 12일(현지시각) AP통신이 보도했다. 


이튼 카운티 검찰청의 더글러스 로이드 공판검사는 "법정에서 폭력을 행사하다 구금된 랜덜 마그레이브스에 대한 기소 재량권을 검토한 결과 그를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마그레이브스는 체조선수인 세 딸을 둔 아버지로, 딸들은 미시간주립대와 미 체조대표팀 주치의로 있던 나사르로부터 지속적으로 성추행·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다.


미시간주(州) 이튼카운티 순회법원 재니스 커닝엄 판사는 지난 2일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래리 나사르의 공판을 열고 피해자 진술을 들었는데, 마그레이브스는 당시 자신의 딸들이 법정증언을 하는 도중피고인석의 나사르가 사실을 부인하는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대자 판사에게 "나사르에게 말해줄 것이 있다. 저 악마와 잠겨진 방 안에 5분만 같이 있게 해달라. 아니 내게 1분만 달라"고 요청했다.


커닝엄 판사가 이에 "'사적 복수'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하자 마그레이브스는 피고인석에 앉아있던 나사르를 향해 달려들었고, 법정경위에 의해 끌려나가 수갑이 채워진 채 구금됐다.


이후 커닝엄 판사는 지난 5일 3건의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래리 나사르의 선고공판에서 징역 40∼125년을 선고했다.


한편 현지 언론들은 미국 내에서 법정폭력은 엄단의 대상이라 이번 불기소 결정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형외과 전문의인 나사르는 미국 체조대표팀 등의 주치의로 일하며 30여년에 걸쳐 자신의 치료실에서 체조·수영·축구·배구 선수 등 10~30대 여성 156명을 성추행거나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중에는 13살 어린이와 시몬 바일스 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앞서 미시간주(州) 랜싱 법원 로즈마리 아킬리나 판사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각) 성폭행 등 7가지 혐의로 기소된 래리 나사르에게 징역 40∼175년을 선고했다. 나사르는 이미 연방법원에서도 아동 포르노 관련 혐의로 징역 60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현재까지 그에게 선고된 형기를 단순 합산하면 최소 징역 140년에서 최고 징역 360년에 이른다. 하지만 잇따른 선고가 그대로 확정될 경우 그가 치를 형기는 최소 100년~최고 235년인 것으로 보인다. 


김경수(34·변호사시험 2회)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이튼카운티 순회법원은 이번 징역형을 선고하며 앞서 연방법원이 나사르에게 선고한 징역 60년 형이 종료한 후 순차적(consecutive)으로 형을 집행하고, 미시간주 랜싱법원이 선고한 최고 175년형과는 동시(concurrent)에 형을 집행하라고 명령했다"며 "각 판결들이 모두 그대로 확정될 경우, 연방법원의 형 집행이 종료된 다음 미시간주의 두 판결이 동시에 집행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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