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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로펌 지분 파트너 승진 점점 힘들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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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로펌에서 지분파트너(EP, Equity Partner)로 승진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거듭된 대형화로 소속 변호사 수가 늘어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고연차 시니어 변호사들의 잔류, 법률시장 성장 정체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국내 10위권 안에 손꼽히는 A로펌은 최근 어쏘변호사(Associate attorney)와 지분파트너 사이의 중간 단계인 워킹파트너(WP, Working Partner) 과정을 다시 두 단계로 나눴다. 

 

다른 대형로펌과 비슷하게 이 로펌도 어쏘변호사는 국외연수 등을 다녀온 다음 입사 9~10년차에 심사를 거쳐 워킹파트너로 승급했다. 워킹파트너란 로펌에 대한 지분 없이 급여를 받고 일하는 파트너 변호사로서, 지분파트너가 되기 위해 거쳐야할 일종의 관문이다. 워킹파트너로 승진한 이후 실적에 따라 2~3년 후면 지분파트너로 승진할 기회가 주어진다. 그런데 워킹파트너 과정이 세분화되면서 지분파트너 승진 심사를 받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1~2년 이상 늘어나게 된 것이다.

 

지분파트너는 소속 로펌의 지분을 갖고 경영에 관여하고 어쏘변호사와 워킹파트너들을 거느리고 사건을 수임·총괄하며 업무를 진두지휘하기 때문에 '로펌의 꽃'으로 불린다. 법원의 고등법원 부장판사, 검찰의 검사장에 비견되는 위치다. 로펌 변호사들에게는 꿈이나 다름 없는 지분파트너 승진 길이 멀어지고 험난해지면서 로펌 내에서도 '적자생존'이 고착화되고 있는 셈이다.

 

다른 대형로펌인 B로펌은 최근 지분파트너 승진 심사기준을 기존보다 엄격하게 운영하는 한편 지분파트너가 되더라도 일정 규모의 수익을 내지 못하면 지분을 회수해 강등시키기로 했다.

 

대형로펌의 지분파트너 승진 길이 갈수록 좁아지는 주요 원인은 로펌 내 경쟁 심화와 법률시장 정체 등이 손꼽히고 있다. 대형로펌 관계자는 "급격한 성장을 거듭하던 로펌 초기 단계와 달리 법률시장 성장세가 정체를 면치 못하면서 매출이라는 파이(pie)가 한정적인데다, 몸집 불리기에 따른 소속 변호사 수 증가에 기존에 있던 시니어 변호사들까지 자리를 내주지 않고 버티는 모양새를 보여 로펌들마다 고육지책을 짜낸 결과"라고 말했다.

 

다른 로펌 변호사는 "로펌 규모가 커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업처럼 부장, 차장 등의 여러 직급이 생겨나는 게 아니겠느냐"며 "법원과 검찰도 인사적체를 겪고 있는 것처럼 모두가 지분파트너로 승진하기에는 절대적인 변호사 수가 너무 많아졌다"고 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로펌 관계자는 "지난 30여년간 한국 로펌에 연공서열 관행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법률시장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한국 로펌들도 외국로펌처럼 신입 변호사 가운데 지분파트너가 되는 비율이 10% 안팎인 시스템으로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분파트너 승진 연차의 변호사들은 기존 지분파트너들이 경영혁신을 통한 새로운 먹거리 창출보다 자리 지키기에 급급하고 있는 것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입사 9년차의 대형로펌 변호사는 "매출은 비슷한데 지분파트너 숫자만 늘어나면 자신들이 가져갈 몫이 줄테니 기존 지분파트너들은 워킹파트너 단계가 길어지길 바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경영혁신이나 새로운 시장개척 등에 힘쓰기보다 자리에만 연연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도 문제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 실력 있는 인재들이 소속 로펌을 이탈하고 있는 현상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한 로펌 관계자는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리가 부족해 승진에서 누락된 이들이 로펌을 떠나는 것은 로펌 차원에서도 큰 손실"이라며 "이들을 잃지 않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는 데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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