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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젠더폭력에 대처할 새로운 법률제정 필요"

성관련 범죄·여성전문검사 커뮤니티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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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와 스토킹, 데이트폭력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 신종 폭력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시혜적 차원에서 다뤄져 온 여성 대상 폭력 처벌법의 기존 관점에서 벗어나 '젠더 폭력(Gender-based Violence)'차원에서 처벌 강화와 피해자 지원까지 포괄할 수 있는 '젠더폭력방지기본법(가칭)'을 제정해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검찰청 성관련범죄·여성 전문검사 커뮤니티(좌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는 7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원장 권인숙)과 함께 서울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지검 대회의실에서 '젠더 대상 다양한 형태의 폭력에 대한 대책과 피해자 보호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지난해 강남역 살인 사건 등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대책 요구 여론이 커짐에 따라 새로 출범한 문재인정부는 '100대 국정과제'에 '젠더폭력방지기본법' 제정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아직까지 관련 법 제정 움직임은 미미한 상태다. 국내에서 '젠더폭력' 개념도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산재한 성폭력 관련 특별법과의 조화 등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젠더 폭력'은 여성과 남성 사이에 사회적으로 할당된 성적 차이를 바탕으로, 개인의 의지에 반해 행해지는 신체적, 성적, 정서적 폭력을 일컫는 말이다. 여성 영유아 살해와 여성 할례, 강제 결혼,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여성혐오 표현, 상업적 성착취 등 물리적 차원의 성(性)폭력보다 더 넓은 개념이다.

 

스토킹·데이트 폭력 등 여성증오 범죄 점점 심각

민사·가사소송에서 무관용 원칙 일관적 관철해야

 

이날 장미혜 여성정책연구원 실장은 "현행법은 젠더폭력 문제를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에 대해서만 협소하게 규정하고 있어 스토킹, 인신매매, 데이트 폭력, 사이버 폭력, 여성에 대한 증오범죄 등 점점 다양해지는 젠더폭력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어 새로운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며 "현재와 같이 복지적 관점에 입각해 사회보장기본법의 하위체제로 추진체계가 존재하기보다는 젠더폭력에 관한 기본법 제정을 통해 보편적 인권과 젠더관점에서 피해자를 지원할 수 있는 독립적·독자적 추진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진아(45·31기) 사법연수원 교수도 "젠더폭력 철폐를 위해서는 형사법적 접근 외에 민사소송, 가사소송 등에서도 젠더폭력에 대한 무관용 원칙이 일관적으로 관철돼야 한다"며 "젠더폭력방지법이 기본법으로 제정된다면 그 법의 내용에는 공·사 영역을 포괄한 모든 영역에서 젠더폭력을 근절하고 방지해야 할 의무를 천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련 수사 과정에서의 개선점도 지적됐다. 박명희(44·34기) 서울동부지검 검사는 "전형적인 강간 등 성범죄 유형보다는 진화된 형태의 데이트 폭력이나 가정 폭력 안에서의 성폭력 범죄들은 기존의 성폭력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불분명하고 개인간의 내밀화된 범죄유형으로 객관적 증거 수집 등이 어려워 피해자들에 대한 1회 조사만으로 종결되기 어렵다"며 "또 피의자와 대질조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는데 피해자들이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2차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증거조사 기법을 개발하는 한편 가해자에 대한 형 집행 이후 피해자를 위한 사후 대책도 강구돼야 한다"고 했다.


이날 세미나 좌장을 맡은 조 지검장은 "우리 사회 여성 폭력 양상은 정부와 시민사회단체 등 각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점차 다양해지고 심각해지고 있다"며 "이번 세미나를 각계 전문가들과 새로운 정책을 다양한 각도에서 연구해 실무에 적용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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