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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라운지 커버스토리

[법조라운지 커버스토리] “소통의 아이콘” 이찬희 서울변회장

"최우선 과제는 회원 복지증진·변호사업계 갈등 해소"

'생각하는 대로 살지 못하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이찬희 신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의 좌우명이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도깨비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사람'으로 통하는 그는 매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 회장은 지금도 하루에 4시간 이상은 자지 않는 부지런함을 타고 났다. 변호사로서 바쁜 삶 속에서도 서울변회 재무이사와 대한변호사협회 재무이사·사무총장 등 다양한 직책을 맡으며 회무 경험을 탄탄히 쌓을 수 있었던 원동력도 이런 부지른한 천성때문이다. 여기에 특유의 소탈함으로 '소통'의 아이콘으로도 불린다.  
충남 천안에서 태어나 연세대 법대를 졸업한 그는 2001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곧장 변호사로 개업한 순수 재야 출신이다. 자신이 꿈꾸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쉼없이 달려온 그는 16년 만에 회원수 1만4000여명의 국내 최대 지방변호사회의 수장으로 선출됐다. '회원들의 복지'를 최우선으로 삼아 회무에 매진하겠다는 이 회장을 설 명절 직전인 지난달 25일 변호사회관 3층 집무실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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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치러진 제94대 서울지방변호사회장 선거에서 53.5%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한 이찬희(52·사법연수원 30기·사진) 회장은 어릴 적부터 '소통의 귀재'로 꼽혔다. 그는 자신의 유년기를 '친화력'이라는 한마디로 정의하며 웃었다. "공부를 잘 하는 친구와 그렇지 않은 친구, 싸움을 잘하는 친구와 못하는 친구 가리지 않고 모두와 친하게 지냈어요. 어릴 때부터 '친화력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항상 주변에 친구들이 많았어요. 고등학교 때는 문예부에서 활동하며 중국집에서 밤새 문학과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도 했죠. 사람과 어울리고 생각을 나누는 것을 꾸준히 좋아했던 것 같아요."

 

어릴 적부터 친화력 좋아…

어떤 친구와도 어울려

링컨 전기 읽으며 감동…

변호사에 대한 꿈 키워

 

그가 소통하는 방법은 대화 뿐만이 아니었다. "어릴 적 지방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해 근처 시립도서관이 제게는 가장 큰 놀이터였어요. 방학 때면 도서관에 있는 책 절반을 다 읽을 만큼 책에 빠져 지냈습니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백일장이나 글짓기 대회에 나가기도 하면서 글로써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익혔어요."

 

이 회장이 변호사가 된 것도 도서관과 인연이 있다. "백일장에서 1등을 해 부상으로 도서관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어요. 그 때 링컨 전기를 빌렸죠. 보통 대통령으로서의 링컨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만 그 책은 독특하게 링컨의 변호사 시절의 일화가 주를 이뤘습니다. 억울한 사람들, 약자를 위한 링컨의 행동을 보며 전율을 느꼈어요. 정규적인 교육을 받지는 않았지만 변호사가 돼 억울한 사람들을 돕는 링컨의 삶을 보며 '나도 변호사가 되어야겠다'고 꿈꾸게 됐어요. 한번도 변함 없이 그 꿈을 가슴에 간직했고 결국 이룰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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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친한 친구가 '서(書)'라는 그는 글과 삶에 대한 확고한 가치관도 갖고 있다. "어릴 때부터 책을 가까이 하며 글을 쓰다 보니 '글은 건물과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골격을 세우고 하나씩 채워가며 유리창을 달고 인테리어를 하는 거죠. 그러다 보니 삶에 있어서도 목표를 세우고 채워가며 지내게 됐어요. 먼 목표를 세운다기 보다는 이번 목표를 세울 때 다음 목표를 잡아두고, 이번 목표가 달성될 때 쯤 다음 목표를 준비하는 습관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이 회장이 지금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은 서울변회 회원들의 '복지 향상'이다. "서울변회장이라면 그 기능과 역할에 맞는 일을 해야 합니다. 따라서 가장 집중해야 할 부분은 회원들의 복지라고 생각해요. 구치소 셔틀버스 운영과 대학원대학교 설립 추진 등 작은 것에서부터 장기적인 사업까지 두루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성변호사, 사내변호사, 원로변호사, 청년변호사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부분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서울변회와 대한변협에서의 재무이사를 맡은 경험도 회원 복지를 개선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회비의 경우, 회비를 인하할 수 있는 요인이 있다면 당연히 깎을 생각이에요.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회원들에게 돌아가는 '실질적인 혜택'입니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회원 개인이 낸 돈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는다면 그것도 인하의 효과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하면 진짜 복지를 이뤄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개척해 나가려고 합니다."

 

소속·출신·세대별 갈등

더 이상 지속되면 안돼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만날 수 있는 場 만들 것

 

이 회장은 총 유효투표수 8420표(무효표 제외) 중 4503표를 득표해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낙승을 거뒀다. 그는 자신의 당선 비결로 '소통'을 꼽았다. "선거 때만 회원 분들을 찾은 게 아니라 평상시에도 많은 분들과 직접 만나거나 글로써 이야기를 나눴어요. 선거 운동을 하면서 오래전 신림동 고시학원에서 강의하던 시절 제 강의를 들은 분들을 만났어요. 당시 제가 힘을 북돋아주고 식당에서 우연히 만나면 밥값을 계산해주곤 했는데, 그걸 기억하시고 너무 고마웠다는 인사를 이제야 한다고 하시더라구요. 마음을 다해 사람을 대하니 이렇게 저의 진심을 잊지 않는 분들이 많구나 싶었어요. 또 꾸준히 서울변회 회보편집위원장, 법률신문 편집위원 등을 맡아 활동하며 글을 통해 끊임없이 생각을 공유하며 지낸 것도 컸다고 생각합니다. 매순간 변호사업계나 법조계 현안에 대해 정확하게 문제를 제시하고 답을 도출하려고 노력한 것이 많은 분들께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임기 동안 성과를 내려면 해결해야 할 선결 과제들도 많다. 이 회장은 그 가운데에서도 '갈등 해소'를 첫번째로 꼽았다. "현재 변호사업계는 수많은 갈등에 둘러쌓여 있습니다. 사법시험 존폐와 관련된 것뿐만 아니라 대한변협과 지방변호사회, 중견 변호사와 젊은 변호사, 사내변호사와 송무 중심의 개업변호사, 대형로펌 소속 변호사와 서초동 등의 개업변호사 등 사이의 여러 갈등을 해소해야 합니다. 법률시장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데 내부 갈등이 더이상 이어져서는 안 됩니다."

 

변협회장 수시로 방문…

집행부 간 소통에도 최선

유사직역 정리… 변호사가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

 

그는 특히 사시와 로스쿨 출신 간의 갈등을 봉합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어느 한 쪽의 마음만 얻었다면 지금의 지지를 받을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로스쿨 출신뿐만 아니라 중견변호사와 사법연수원 출신 청년변호사의 상당수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이번 선거 결과가 방증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로스쿨 출신이라고 해서 차별 받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출신과 무관하게 의뢰인과 소통해 능력으로써 평가 받아야 합니다. 혹 핍박을 받았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보복을 한다면 변호사업계 전체가 피해를 입게 될 수 있습니다. 이를 미연에 방지할 책무가 제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변호사님은 '당신은 용광로 같은 사람이니 변호사업계를 하나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제게 말하셨어요. 앞으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만날 수 있는 장을 만들 계획입니다. 사소하게는 제가 직접 각 로펌이나 법률사무소를 찾아 중견 변호사를 만나서 어쏘와 중견 변호사, 로스쿨 출신과 사법연수원 출신이 한데 모여 밥을 먹는 '식구(食口)'가 되도록 하라고 권장할 예정입니다."

 

그는 변호사 개개인의 갈등 해소뿐 아니라 대한변협과의 소통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변호사를 대표하는 단체는 법정으로 '대한변호사협회'입니다. 따라서 서울변회는 대한변협을 존중하고 변협이 변호사의 권익을 위해 목소리를 낼 때 도와주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변협회장을 수시로 찾아가 꾸준히 생각을 공유하고 실무진도 꾸준히 교류하려고 합니다. 또 변협과 서울변회간 직원 교류도 추진해 두 기관이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임기동안 회원 한명, 한명

찾아 다니며 의견 청취

모두에게 도움 되는 공통분모

찾아내 적극추진도

 

이 회장은 변호사의 생존권과 관련해서는 인접직역을 정리하고 그 자리에 변호사가 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변호사가 소수이던 시절에는 보완재로써 유사직역의 존재가 필요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변호사가 충분히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변호사가 각 직역으로 진출해 국민이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법원과 검찰, 로스쿨의 협조를 통해 변호사가 유사직역으로 진출할 수 있는 통로가 열려야 합니다. 서울변회는 이를 위해 대한변협과 각 단체가 소통하는 것을 지지할 계획입니다."

 

그는 서울변회장으로서 최선을 다한 뒤 기회가 주어진다면 대한변호사협회장으로서도 봉사하고 싶다고 했다. "그동안 목표였던 서울변회장이 된 만큼 최선을 다해 회무에 매진할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사무실에 앉아있는 회장으로 지내지 않을 것입니다. 직접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다니며 회원 한명 한명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고 합니다. 제가 내세운 공약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부 회원의 의견을 묻고 이를 반영해 추진할 생각입니다. 회원들이 생각할 때 관심이 없거나 손해가 된다고 여겨지는 공약이라면 수정을 하는 것이 당연하니까요. 그 다음에는 앞으로의 목표이자 인생의 목표이기도 한 대한변협회장이 되기 위한 준비도 해나가려고 합니다. 변협회장으로서 변호사라는 직업적 삶을 봉사를 통해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큰 포부도 회장직을 성공적으로 마쳤을 때 도전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동안 변호사로서 업무적으로 익힌 경험과 각종 회무를 통해 익힌 경험을 토대로 서울변회에 필요한 것들을 회원 여러분께 제공하려고 합니다. 또 모든 변호사에게 도움이 되는 공통분모를 찾아내 적극 추진하고 항상 경청하는 회장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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