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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예술품

[법조계 예술품] 울산지법 민경갑 作 '자연과의 공존'

雲海 위 겹겹이 이어진 거대한 산맥들… 꿈틀대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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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남구 법대로에 있는 울산지법 청사 2층 등기과 입구에 들어서면 녹색의 거대한 산맥으로 화면을 꽉 채운 미술작품이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여느 한국화에 있는 산과는 대조적으로, 특징적인 숲이나 동물 등을 생략하고 단순화시켜 추상화에 가깝다는 느낌마저 든다.



한국화단의 원로로 한국화의 전통과 현대적 실험을 아울러 온 유산(酉山) 민경갑(84) 화백의 '자연과의 공존(화선지에 먹과 채색·270×150㎝·사진)'이다. 민 화백은 이 작품에서 우리의 삶과 정서에 끝없이 활력을 제공하는 자연과 인간과의 공존을 아름답게 표현했다.



그의 작품에서는 추상적이고 기하학적 색면으로 형상화한 우람한 산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화면에 나타난 모습만으로는 어느 산자락인지 알기 어렵다. 민 화백은 대상을 그대로 표현하기보다는 형체를 부수어 새로운 표현기법을 찾아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작품에서 나타나는 산은 설악산이나 백두산의 한 부분일수도 있고, 히말라야의 어느 준봉일수도 있다"면서 "내가 그리려는 산은 모든 산을 엮어 새로운 하나의 산 모양을 창출해 낼 뿐"이라고 말한다.



전통적인 수묵을 계승하면서도 민 화백이 개발한 고유한 채색 기법으로 그려진 화면에서는 활달한 선과 형태가 돋보인다. 그는 지난 60여년간 한지수묵화에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무형의 전통, 무한한 생명력과 철학적 사고가 어우러지는 독특한 화풍을 펼쳐왔다. 그의 작품들은 "한국적 전통미에 현대적 기법을 입혀 한국화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 화백의 영원한 주제는 '자연'이다. 그는 한국화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과정을 거쳐 '한국화는 한국적인 매체로서 한국인의 정서와 정신성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보고 '자연'이라는 주제에서 답을 찾았다. 민 화백은 "자연은 한결같은 좋은 스승이고 언제나 변함없는 정다운 벗"이라며 "자연 속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변화들이 작품의 모티브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평론가들은 그의 작업세계를 '자연과의 조화'(1970년대~1990년대 초반), '자연과의 공존'(1990년대 중·후반), '자연 속으로'(2000년대 초반), '무위'(無爲, 2000년대), '진여'(眞如, 2010년대) 등으로 구분한다.



특히 '자연과의 공존' 시리즈를 통해서는 초록색 산을 주목했다.



민 화백은 1933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대전고·서울대 미대를 졸업했다. 1956년 제5회 국전에서 한국화 부분 최연소 특선을 수상하고, 1960년대 초반 연속 3회 특선을 차지하며 촉망받는 화가로 떠올랐다. 청년작가 시절 서양화의 급속한 확산을 지켜보면서 한국화의 위기를 절감한 뒤 1960년대 한국화단의 전위적 청년작가 그룹인 '묵림회(墨林會)'에 참여하는 등 우리 얼과 정서가 담긴 정체성을 추구해왔다. 2002년 대한민국 은관문화훈장 수훈, 2004년 대한민국예술원상, 2010년 대한민국 미술인상 본상 등을 차지했다. 현재 단국대 예술대 석좌교수와 함께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을 맡고 있다. 유남석(60·사법연수원 13기) 광주고법원장의 장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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