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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판결] “제품 하자 1년간만 보증” 특약 체결했더라도


물품 구매 계약 당사자끼리 제품의 하자는 1년간만 보증한다는 특약을 체결했더라도 처음부터 제품의 성능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면 민법상 채무불이행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국가기록원이 "기록물 소독을 위해 구입한 살균제 효과가 기준에 미달한다"며 납품업체인 소독약 제조업체 A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5다215717)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당사자 사이의 계약에서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특칙을 정한 경우라도 민법 제390조에 따른 채무불이행책임은 계약의 특칙에 의한 하자담보책임과 경합적으로 인정된다"며 "따라서 당사자 사이에 하자담보책임 특칙이 있으면 일반적인 채무불이행책임의 적용은 배제하겠다는 합의를 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면 일반적인 채무불이행책임도 물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양측이 체결한 물품구매계약 품질관리 특수조건 제18조는 납품한 물품에 하자가 있는 경우 납품일로부터 1년간 그 하자에 대한 보수나 대체 납품·물품대금 반환 책임을 규정하고 있는데, A사가 제공한 소독약제의 품질과 성능이 약속한 것에 미치지 못한다면 특약 위반이 아니라 채무의 불완전 이행으로 봐야 한다"며 "특수조건 제18조의 책임과 별개로 A사가 고의·과실로 채무의 내용에 따른 이행을 하지 않았는지를 따져 그에 따른 민법 제390조의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기록원은 2010년 12월 종이기록물에 손상을 주는 해충과 곰팡이 등을 제거하기 위해 A사에 3700만원을 지급하고 고체형 소독약제를 납품 받았다. 이듬해 11월 국가기록원은 소독약제의 살균력과 살충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시험결과 보고서가 나오자 A사에 해명을 요구했고 2012년 7월 물품대금과 검사비를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소독약제가 100%의 살충·살균효과가 없으면 기록물을 다시 소독해야 한다"며 "A사는 소독약제 구매비용 3700만원과 소독효과 검증비용 85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소독약제의 하자와 관련해 발생한 손해는 당사자간 특약(특수조건)이 우선 적용된다"며 "하자담보책임기간의 경과로 물품대금과 검증비용 상당의 손해배상의무는 모두 소멸했다고 봐야 한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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